[앵커]
지금 우리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해파리가 많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습니다.
죽은 걸 만져도 독이 오른다니 이번 뉴스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여름 전국 바다에 해파리 비상이 걸렸습니다. 해수욕장에선 피서객들이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잇따르고 어민들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해파리가 출몰하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소방대원들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봤습니다.
얼마 안 가 커다란 해파리가 연안쪽으로 밀려옵니다.
크기가 1m에 달하는 대형 노무라입깃해파리입니다.
뜰채로 건져봤습니다.
워낙 무거워 혼자 들기 버겁습니다.
[현장음]
"우와~~이거 너무 무거운데요."
하루 수십만 명이 찾는 해운대 해수욕장,
해파리가 나타났다는 신고에 소방대원들이 뜰채로 건져냅니다.
이 곳에선 해파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하루 10건 가까이 접수됩니다.
해파리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달 차단막을 설치했지만 차단막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해파리들에겐 역부족입니다.
피서객들도 비상입니다.
119 구조대 사무실을 찾아온 피서객.
다리가 퉁퉁 부어 올라 응급처치를 합니다.
해수욕을 하다 해파리에 쏘인 겁니다.
[해파리에게 쏘인 피서객]
"갑자기 따끔따끔한 느낌이 확 올라오더라고요. 순간적으로 많이 놀랐어요. 깜짝 놀랐어요."
불과 1시간도 안 돼 피서객 2명이 해파리에 쏘였다고 찾아왔습니다.
최근 이 곳에 접수된 사고 중 절반은 해파리에 쏘였다는 신고입니다.
[해파리에게 쏘인 피서객]
"조개 같은데 긁힌 줄 알았거든요. 사람이 많으니까 진짜 해파리일 줄 몰랐어요."
올해 전국 해변에서 신고된 해파리 쏘임 사고는 5백 건이 넘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7일 부산과 울산, 경북, 강원 해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특보를 발령했습니다.
해역 100㎡ 내에 1마리 이상의 해파리가 발견됐고. 많게는 40마리까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어민들에게도 해파리는 큰 골칫거립니다.
그물를 펴보면 온통 해파리뿐이라는 겁니다.
해파리는 독성이 있어 그물에서 터지면 그물이 찢어져 어민들에게 큰 골칫거립니다.
해파리 촉수에 쏘인 상처도 한가득입니다.
[신정일 / 어민]
"생선이 2마리 같으면, 해파리가 8개. 8대2이죠. 지금 아예 조업을 못 한다니까요. 해파리 때문에."
우리나라 해변에 주로 출몰하는 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
매년 4월쯤 중국 연안에서 발생해 해류를 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됩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해 해파리 생장에 이상적인 조건이 마련되면서 출몰이 잦아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파리는 죽거나, 부서진 잔해라고 해도 몸에 닿으면 위험합니다.
[김경현 / 국립수산과학원 박사]
"국소 통증이 있을 수가 있는데 사람에 따라서 이게 전신 통증으로 번지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심장 쇼크나 호흡 곤란 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사망까지 이를수 있어서 위험한 것 같습니다."
쏘였을 때는 물 밖으로 나와 쏘인 부위에 남아있는 촉수를 바닷물 또는 생리식염수로 씻어내야 합니다.
여름철 우리 해변을 덮친 해파리의 역습.
심각해진 기후변화가 바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현장 카메라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배영진
영상편집 : 정다은
배영진 기자 ican@ichannela.com